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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망이 먼저 무너진 나라 — 아일랜드가 데이터센터 확장을 멈춘 이유

전기요금.데어터센터.AI이슈

by 기록하는 경제인 2025. 12. 13.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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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망에 과부하를 일으키는 데이터센터 단지와 붕괴되는 전력 흐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일러스트
데이터센터 집중으로 발생하는 전력망 과부하 문제를 시각화한 이미지

이 글은 전편 「데이터센터가 지역을 말린다 — 네덜란드가 결국 ‘데이터센터 건설 금지’까지 간 이유」에 이어, 데이터센터 문제가 전력망 한계라는 국가 차원의 문제로 어떻게 확산되었는지를 아일랜드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아일랜드는 한때 ‘유럽의 데이터 허브’로 불리던 나라였습니다. 낮은 법인세, 영어권 국가, 안정적인 정치 환경 덕분에 글로벌 IT 기업들이 몰려들었고, 데이터센터 역시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성공적인 성장 모델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조용히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전기였습니다.

아일랜드의 선택은 갑작스럽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데이터센터를 멈춘다”고 선언한 것이 아니라, 전력망이 먼저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멈출 수밖에 없었던 것에 가깝습니다. 이 글은 그 과정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왜 ‘전력망 붕괴’가 국가 정책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는지를 따라갑니다.

1) 데이터센터 유치가 국가 전략이던 시절

아일랜드 정부는 오랫동안 데이터센터 유치를 국가 차원의 성장 전략으로 삼아 왔습니다. 낮은 법인세와 영어권 국가라는 장점, 유럽 시장과의 접근성은 구글·아마존·메타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들 기업이 들어오면서 고급 일자리가 늘고, 세수가 증가하며, 아일랜드는 ‘유럽의 데이터 허브’라는 이미지를 얻게 됩니다.

특히 더블린을 중심으로 한 동부 지역에는 대형 데이터센터가 빠른 속도로 집중됐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를 산업 발전의 상징처럼 홍보했고, 데이터센터는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무해한 첨단 시설로 인식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전략이 철저히 ‘전력은 충분하다’는 가정 위에서만 작동했다는 점입니다. 초기에는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기존 발전소와 전력망이 어떻게든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수가 늘어날수록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전력 수요는 선형적으로 증가하지 않았고, 특정 지역·특정 시간대에 폭발적으로 집중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정책 판단은 계속해서 “조금 더 늘려도 괜찮다”는 낙관에 기대고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일랜드는 전력 인프라의 한계를 충분히 점검하지 않은 채 데이터센터 확장을 계속 허용하는 선택을 하게 되었고, 이 전제가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표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2) 눈에 띄지 않던 전기 소비의 실체 — 더블린이 먼저 흔들린 이유

데이터센터의 전기 소비는 숫자로 보기 전까지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아일랜드에서도 처음에는 글로벌 IT 기업 몇 곳이 전기를 조금 더 사용하는 수준으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러나 변화는 더블린에서 가장 먼저 드러났습니다. 더블린 서부와 북부 지역에 대형 데이터센터가 집중되면서, 특정 변전소에 전력 수요가 과도하게 몰리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아일랜드 송전망 운영사인 EirGrid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더블린 지역 전체 전력 수요의 약 20%를 데이터센터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일 산업군으로는 매우 이례적인 비중입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사용량의 절대적 크기보다, 전력 소비가 24시간 내내 멈추지 않는 구조였습니다. 일반 가정과 산업 시설은 야간에 수요가 감소하지만, 데이터센터는 시간대와 무관하게 동일한 전력 부하를 유지합니다.

이 구조는 실제 생활 영역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더블린 인근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 여유 부족을 이유로 신규 주택 개발 계획이 연기되었고, 기존 산업단지의 전력 증설 신청이 반려되는 사례도 나타났습니다. 데이터센터 한 곳을 연결하기 위해 지역 전체의 전력 배분 계획을 다시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센터의 전기 소비는 추상적인 수치가 아니라, 주거·산업·지역 개발과 직접 충돌하는 현실적 제약 요인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아일랜드 전력 당국은 공식 보고서를 통해 명확한 판단을 내립니다. 현재와 같은 속도로 데이터센터가 확대될 경우, 국가 전력망의 안정성이 구조적으로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이는 단순한 우려가 아니라, 더블린 지역에서 이미 확인된 사례들을 종합한 판단입니다.

 

3) 전력망은 왜 데이터센터 앞에서 먼저 무너지는가 

전력망은 단순히 “전기를 많이 만들어 두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전기가 언제, 어디에서, 얼마나 쓰일지를 미리 계산해서 설계된 균형 장치입니다.
학교 급식으로 비유하면, 학생 수에 맞춰 밥을 준비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데이터센터는 이 계산을 완전히 깨뜨립니다.
데이터센터는 낮이든 밤이든, 주말이든 휴일이든 항상 같은 양의 전기를 최대로 사용합니다.
게다가 한 곳에서 쓰는 전기량이 작은 도시 하나와 맞먹을 정도로 큽니다.

아일랜드에서 문제가 된 이유도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더블린 근처에 데이터센터가 몰리자, 원래 그 지역 전력망이 그 정도 전기를 계속 공급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마치 30명이 먹을 급식을 준비했는데, 갑자기 300명이 몰려온 상황과 같습니다.

아일랜드 전력망에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집중되며 가정용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지는 구조를 설명한 지도형 인포그래픽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전력망을 압박하며 가정용 전력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나타낸 이미지.

 

이때 선택지는 두 가지뿐입니다.전력망을 새로 깔거나, 누군가의 전기를 줄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는 국가와 계약된 대형 기업 시설이기 때문에 쉽게 제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줄어드는 쪽은 주민과 지역 산업입니다.
이런 이유로 “전력망이 먼저 무너진다”는 말은
갑자기 정전이 일어난다는 뜻이 아니라,
전기 사용의 균형이 깨지고, 선택권이 사라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아일랜드는 이 상황을 남들보다 먼저 겪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 “더 이상 무조건 데이터센터를 늘릴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4) 전력망이 무너지면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은 ‘일상’입니다

전력망이 무너진다는 말은 대규모 정전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조용한 붕괴입니다. 눈에 띄는 사고 없이, 일상이 조금씩 불편해지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먼저 전기요금이 오릅니다.
전력이 부족해지면 정부와 전력회사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새로운 발전소를 짓거나, 기존 전력망을 보강하거나, 더 비싼 전기를 수입해야 합니다. 이 비용은 어디서 나올까요. 결국 가정과 소상공인의 전기요금에 녹아 들어갑니다.

그다음은 산업 현장입니다.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지면 공장은 마음대로 가동할 수 없습니다. 생산 시간은 줄어들고, 비용은 늘어납니다. 기업은 이를 가격에 반영합니다. 전기 문제는 곧 물가 문제로 이어집니다.

가장 늦게 체감하는 사람들은 일반 시민입니다.
하지만 한번 체감하기 시작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냉방비 부담, 겨울철 난방비 압박, 전기 사용 시간 조절 같은 일이 일상이 됩니다. 전력망 붕괴는 결국 삶의 질을 서서히 낮추는 구조적 문제로 나타납니다.

해외에서 전력망 문제가 먼저 터진 나라들은 모두 같은 경로를 밟았습니다.
처음엔 “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말이 앞섰고,
나중엔 “왜 우리 삶이 이렇게 불편해졌는가”라는 질문이 뒤따랐습니다.

전력망 문제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생활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데이터센터와 AI 산업은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5) 그래서 아일랜드는 실제로 무엇을 선택했는가 — ‘중단’이 아니라 ‘조건’이었다

아일랜드가 데이터센터 정책을 바꿨다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은 이를 “전면 중단”이나 “유치 포기”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실제 선택은 훨씬 현실적이고, 동시에 더 엄격했습니다. 아일랜드는 데이터센터 산업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전력망이 감당할 수 없는 속도의 확장은 더 이상 허용할 수 없다는 선을 분명히 그었습니다.

2021년 이후 아일랜드 전력 당국과 규제 기관은 더블린과 그 인근 지역에 대해 신규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연결을 사실상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데이터센터를 짓지 말라”는 명령이 아니라, “현재 전력망 구조에서는 더 이상 연결해 줄 수 없다”는 판단에 가까웠습니다. 동시에 신규 데이터센터에는 자가 발전 설비 확보, 비상 시 전력망 부담 완화 장치, 재생에너지 직접 조달 계약(PPA) 등 까다로운 조건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이 변화의 핵심은 명확합니다. 데이터센터가 국가 성장에 기여한다는 전제는 유지하되, 그 비용을 전력망과 시민의 일상에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구조는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일단 허용하고 나중에 보강하자”는 논리가 작동했다면, 이 시점부터는 “보강이 가능한 경우에만 허용하자”로 기준이 바뀐 것입니다.

아일랜드의 선택은 기술을 거부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기술을 물리적 현실과 다시 연결한 결정이었습니다. 전력망이라는 기반이 없는 성장은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을 정책 수준에서 인정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6) 데이터센터 문제는 왜 항상 ‘동네 싸움’으로 번질까?

데이터센터 때문에 생기는 문제는 이상하게도 항상 그 동네 사람들부터 먼저 불편해집니다.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데이터센터는 보통 땅이 넓고, 전기가 비교적 넉넉하다고 여겨지는

도시 외곽이나 작은 지역에 들어서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좋은 이야기만 들립니다.


“큰 회사가 들어온다”, “나라 경제에 도움이 된다”, “지역이 발전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실제로 데이터센터가 들어올 때, 국가는 기업에게 이렇게 약속합니다.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해 주겠다.”

이 약속은 그냥 말이 아니라, 거의 계약과 같은 약속입니다.


기업은 그 말을 믿고 아주 많은 돈을 들여 건물을 짓고, 서버를 설치합니다.
그래서 나중에 전기가 부족해졌다고 해서
국가가 갑자기 “이제부터 전기를 줄이세요”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게 하면 국가가 먼저 한 약속을 어기는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동네 전체가 쓸 수 있는 전기의 양은 정해져 있는데,
데이터센터는 하루 종일, 밤낮없이 항상 같은 양의 전기를 계속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미 국가와 약속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전기가 부족해져도 데이터센터 쪽 전기를 먼저 줄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 남은 선택은 하나뿐입니다.


계약이 없는 쪽, 즉 주민과 지역이 조정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새 아파트를 지으려 하면 “전기가 부족해서 어렵다”는 말을 듣고,
공장을 늘리려 하면 “전력 여유가 없다”며 미뤄집니다.
주민들에게는 “전기를 아껴 달라”, “사용을 줄여 달라”는 요청이 반복됩니다.

 

이 상황에서 주민들은 이렇게 느끼게 됩니다.

“우리는 국가와 아무 약속도 한 적이 없는데,
왜 불편은 우리가 감당해야 하지?”

이 질문은 괜한 불평이 아닙니다.
주민들은 전기를 낭비한 것도 아니고,
데이터센터를 유치하자고 결정한 사람들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국가가 기업과 맺은 약속 때문에, 그 부담이 주민 쪽으로 넘어온 것입니다.

그래서 데이터센터 문제는 기술 이야기가 아닙니다.
컴퓨터가 좋으냐 나쁘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먼저 보호받고, 누가 나중으로 밀려나는가의 문제입니다.

아일랜드에서도 바로 이 구조가 반복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데이터센터를 반대한 이유는 기술을 몰라서가 아니라,
자기 일상이 국가의 선택 때문에 뒤로 밀리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서 데이터센터 문제는 언제나 ‘동네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이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는 이유도 분명합니다.
약속은 이미 위에서 끝났고,
그 결과는 아래에서 감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7) AI가 커질수록 전기 문제는 왜 더 빨리 커질까 

데이터센터 문제는 이미 어려운 상황인데,
여기에 AI가 더해지면서 상황은 훨씬 빨라지고,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AI는 생각보다 전기를 아주 많이 먹는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예전 데이터센터는
이메일을 저장하고, 영상을 보관하고, 검색을 처리하는 역할이 주였습니다.
물론 전기를 많이 쓰긴 했지만,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AI 데이터센터는 다릅니다.
AI는 사람처럼 “조금 생각하고 쉬는” 방식이 아니라,
짧은 시간에 엄청난 계산을 반복합니다.
그래서 전기를 한꺼번에, 매우 많이 씁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예전 데이터센터가 꾸준히 달리는 자전거였다면,
AI 데이터센터는 계속 전속력으로 달리는 스포츠카에 가깝습니다.
속도도 빠르고, 힘도 많이 씁니다.

 

문제는 전력망이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전력망은 천천히 계획하고, 오래 걸려서 만들어집니다.
발전소를 짓고, 전선을 깔고, 변전소를 늘리는 데는 몇 년에서 십 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AI 기술은 그보다 훨씬 빠르게 커집니다.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은 계산을 하고,
오늘보다 내일 더 많은 전기를 요구합니다.
기술은 빨리 늙지 않지만, 전력망은 금방 지칩니다.

 

그래서 문제가 더 심각해집니다.
이미 데이터센터 때문에 빠듯해진 전력망에
AI가 들어오면, 전기는 더 빨리 부족해집니다.
그런데 앞에서 본 것처럼,
이미 계약된 데이터센터의 전기를 갑자기 줄이기는 어렵습니다.

그 결과 피해는 다시 주민에게  돌아옵니다.
전기요금이 오르고,
전기 사용을 줄이라는 안내가 늘어나고,
여름이나 겨울처럼 전기를 많이 쓰는 시기에는
불안이 더 커집니다.

 

이제 데이터센터와 AI는
먼 미래의 기술 이야기가 아닙니다.
집에서 쓰는 전기, 학교 냉난방, 동네 상가의 불빛과 바로 연결된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AI 시대의 전력 문제는
“기술이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일상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바뀌게 됩니다.

아일랜드가 겪은 일은 특별한 사건이 아닙니다.
AI가 커질수록,
비슷한 고민은 더 많은 나라와 더 많은 동네에서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8) 그래서 우리가 진짜로 생각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문제는 데이터센터나 AI가 존재하느냐, 아니냐가 아닙니다.
문제는 그 속도를 누가 감당하느냐입니다.

기술은 계속 앞으로 나아갑니다.
AI는 더 똑똑해지고, 데이터센터는 더 커질 것입니다.
이 흐름을 완전히 멈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일상까지 함께 희생되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전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모든 생활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약속입니다.
집의 불, 학교의 냉난방, 병원의 장비, 동네 가게의 불빛까지
모두 전기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국가가
기업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주민의 일상을 뒤로 미루는 선택을 계속한다면,
그 사회는 점점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합니다.

“AI를 키울 것인가?”가 아니라,
“AI를 키우면서도, 우리의 생활을 지킬 수 있는가?”

또 하나의 질문도 남습니다.

“누가 먼저 보호받아야 하는가?”
국가와 계약을 맺은 거대한 시설인가,
아니면 그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인가.

아일랜드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정답을 보여줬기 때문이 아니라,
이 질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사실을 먼저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기술은 선택이지만,
전기는 생존입니다.

그리고 어떤 사회든
생존보다 뒤로 밀려도 되는 기술은 없습니다.

 

이 글은 답을 제시하려는 글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너무 늦기 전에
무엇을 먼저 지켜야 하는지 묻고 싶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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